병원 어딘가의 구석에 걸려 있는 게시판에 시간 여행에 대한 몇 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 중에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소개되고 있었다.

러브레터 이후에 종종 일본 영화를 접하고 있지만 (공포물 제외) 다소 차분하고 느린 전개가 많다보니, 다운 받아 놓고도 손이 잘 안가서 보관된 영화들이 제법 있다. (참고로, 내 하드에는 약 300-400편의 영화가 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도 본 듯한 기억이 있어서, 한번 봐야겠구나 싶어서 내 하드를 뒤져보니,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를 내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착각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어쨌든 '지금 만나러 갑니다'도 다운 받은 후 볼려고 잠깐 중간에 찍어 보니, 남자 주인공이 dull한 것이 맘에 안들어서, 여자 주인공이 귀엽게 나오는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를 먼저 보았다.

참고로, 요즘에 늦은 퇴근 후에 보는 영화라.. 제 시간동안 연결해서 잘 못 보고, 두번에 나눠서 보거나 하는 일이 많이 있다.
다음날은 늦게 잔 덕에 아침에 겨우겨우 일어나고 하루종일 힘들어 하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1.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예전에 보았던 히로스에 료코의 '연애사진' 이라는 괴상망측한 영화와 좀 닮아있었다. 그 영화는 중반부터 진행이 이상하게 되어, 무슨 이딴 영화가 있어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영환 그렇지는 않더라.
'러브레터'나 '연애소설(차태현의 슬픈 사랑이야기)' 같은 뒤늦은 사랑의 발견이라는 풍의 영화라 무척이나 내가 좋아하는 류의 영화이지만, 요즘은 피곤하고 지쳐서 그런지 확~~ 와닿는 느낌은 오지 않았다.

귀여운 여자 주인공이 맘에 드는 영화... (안경을 벗으니 더 나아보였음)





지금 보니, 남자배우가 노다메에 나왔던 사람이구나. 드라마를 안봐서 몰랐음.





2.
감성에 충만한 마음으로 며칠뒤 집으로 갔을 때 보게된 영화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뭐가 시간 여행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봤는데, 그게 시간여행이라는 이야기였음.
좋은 영화였다. 네이버에 보니깐 뭐가 열심히 분석하고, 뭐가 오류지 않냐는 이야기가 있던데, 읽어봐도 별 시덥지 않은 것들을 물고 늘어지는 사람들.
누군가를 사랑해오다가 (그것도 서로를) 그것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슬픈 일로 이어진데도, 그 사랑을 믿기에 기꺼이 다시 선택을 하는 그녀를 보면서 (그 여자분은 대학을 가서 주위사람들의 많은 대시를 받을 만한 외모를 가진 분인데, 영화상 그러지는 않았음) 나라도 그런 귀여운 아들이 있음을 안다면 포기하기 힘들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남자에 대한 사랑의 각인에 집착은 둘째 치더라도.
글을 적을려니, 이상한 내용만 적히는데, 어찌됐든 정말 좋은 영화다. 정말...
사랑하는 누군가 생긴다면 같이 보고 싶을 정도로.







3.
좋아해 (好きだ: Su-ki-da)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니 더욱 확신이 들어 이전부터 볼려던 '좋아해'를 보게 되었다. 피곤함이 절정에 달하던 금요일 밤에.
잠을 며칠동안 누적으로 잘 못잔 상태에서 입안에 두군데가 헐어있고, 며칠만에 운동하러 가서 운동을 하고 난 뒤라, 금방이라도 뻗을려고 하는 상태임에도 미루면 더 못 볼거 같아서, 잠을 미루고 '좋아해'를 보게 되었다.

보면서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의 여자 주인공이 나오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유우지의 고등학생으로 분한 그 남자가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여자 주인공은 맞으나 남자주인공은 내 예상과는 다른 사람이더군.

영화 이전에 주제곡인지 모를 '風'이라는 곡을 이전부터 좋아해서 듣고 했는데,
이 곡이 영화 전반에 나오는 유일한 음악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먹고, 안 그래도 피곤해 미치겠는 상황에서 영화는 나의 상태와는 무관하게 너무 나른하게 전개되었다.
간단히 추리면 30분도 안될 영화 이야기를 2시간동안 만들어낸 감독에게 박수.
영화의 풍경은 너무 좋았는데, 결말도 좋긴한데...

참.. 어리구나. 어렸었구나. 그땐 너무 어렸었어... 라는 추억스런 말을 아마 두시간짜리 영화로 만든다면 이 영화가 나올 것 같다.
너무 몰라서 내 감정도 어찌 표현해야 할지 모르던, 나도 이런 내 감정이 뭔지 잘 모르던 그때의 이야기.
(지금은 그렇다고 그렇게 잘 안다고도 하지 못하고, 알아도 여전히 표현에는 서툴지만.)

사랑해..라는 말이 너무 흔한 이 세상에
좋아해.. 라는 말이 너무 절실하게 들린 영화





4.
아직 못다한 일들.
용기가 필요해.

'릴리슈슈의 모든 것', '베로니카 두번 죽다', '도쿄타워'. '공중그네', '언두' 등등 (일단 일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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